문화와 사회

한국인의 명절 풍경(설날, 추석)

topman 2025. 8. 7. 15:18

한국에는 대표적인 두 명절이 있습니다. 바로 설날(음력 1월 1일)과 추석(음력 8월 15일)입니다.

이 두 명절은 한국 사람들에게 단순한 휴일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가족과 조상, 공동체를 잇는 전통문화의 중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명절이 다가오면 전국적으로 많은 이들이 이동하고, 가족이 모이고, 전통 음식을 만들고, 조상을 기리는 풍경이

펼쳐집니다.

한국의 명절 제사
한국의 제사문화

설날 (구정): 한 해의 시작을 여는 날

설날의 의미

설날은 음력으로 새해가 시작되는 날로, 한국에서는 ‘구정’이라고도 부릅니다. 이 날은 단순한 신년이 아닌, 가족이 함께 한 해의

건강과 복을 기원하고 조상을 기리는 날로 여겨집니다.

귀성 전쟁

설 연휴가 시작되기 며칠 전부터, 사람들은 고향을 찾기 위해 대이동을 합니다. 이를 '귀성 전쟁'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고속도로와 기차역, 버스터미널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리며 긴 여정이 시작됩니다.

세배와 덕담

설날 아침이 되면 한복을 입고 어른들께 '세배'를 드립니다. 이는 두 손을 모아 허리를 깊게 숙이며 예를 갖추는 인사로, 새해 복을

기원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어른들은 덕담과 함께 ‘세뱃돈’을 주며 격려합니다. 아이들에게는 매우 기대되는 순간이기도 하죠.

떡국 먹기

설날에는 반드시 ‘떡국’을 먹습니다. 길고 얇은 가래떡을 동그랗게 썰어 끓인 국인데, 하얀 떡은 깨끗한 새해를, 동그란 모양은

복과 재물을 상징합니다. ‘떡국을 먹어야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말도 이 날만큼은 진지하게 받아들여집니다.

차례와 제사

가족들은 아침 일찍 조상님들께 차례를 지냅니다. 전통적으로는 상을 차리고 절을 올리는 의식을 통해 조상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표현합니다. 지방(紙榜)을 붙이고 정갈하게 음식을 올리는 일련의 과정이 세심하고 경건합니다.

윷놀이와 전통놀이

차례가 끝난 뒤에는 가족과 함께 윷놀이, 제기차기, 연날리기 등 전통놀이를 즐깁니다. 세대 차이를 넘어 모두가 함께 웃고 떠드는

명절의 중요한 순간이죠.

추석 (한가위): 풍요로움을 나누는 날

추석의 의미

풍물놀이

추석은 음력 8월 15일로, 가을의 한가운데에 있는 날입니다. 이 날은 한 해의 수확을 감사하고 조상에게 이를 알리는 풍습중심입니다. ‘한가위’라는 순우리말로도 불리며, 가장 풍성한 명절로 여겨집니다.

벌초와 성묘

추석을 앞두고는 조상의 묘를 손질하는 벌초를 합니다. 긴 풀을 베고 묘 주변을 정리하며 조상을 기리는 마음을 실천합니다.

추석 당일 또는 그 전후로는 성묘를 하며 조상 묘에 절을 올립니다. 도시와 농촌을 가리지 않고 가족 단위의 이동이 활발해지는

시기입니다.

송편 만들기

추석 음식의 대표는 바로 ‘송편’입니다. 반달 모양의 떡 안에 콩, 깨, 꿀, 밤 등을 넣고 솔잎과 함께 찌는 전통 떡으로,

소원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만듭니다. 가족이 둘러앉아 송편을 빚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한국 명절의 상징적인 장면입니다.

풍성한 차례상

한국의 차례상

추석에도 설날처럼 차례를 지냅니다. 다만 이 날은 수확한 햇과일과 곡식, 나물 등을 올리는 것이 특징입니다. 산에서 채취한 고사리, 도라지나물, 토란국, 각종 전 등 다양한 음식이 정성껏 준비되어 한 상을 가득 채웁니다. 그만큼 집안의 어른들이 며칠 전부터

분주하게 준비하게 되는 이유입니다.

보름달과 소원

추석 밤, 둥글고 밝은 보름달을 바라보며 소원을 빕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처럼, 이 시기의 풍요와

행복이 늘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변화하는 명절 문화

과거에는 명절마다 대가족이 모여 전통 의례와 음식을 함께하는 모습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명절 문화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 차례 생략 또는 간소화
    바쁜 현대인의 생활 속에서 간편한 제사상, 온라인 성묘 등이 대중화되고 있습니다.
  • 비혼·1인 가구 증가
    명절에 고향 대신 여행을 가거나, 명절을 혼자 보내는 사람도 많아졌습니다.
  • ‘명절 스트레스’ 인식 증가
    가사 노동이 여성에게 편중되었던 문제, 명절 간 갈등 등도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명절 번갈아 가기’ 캠페인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 MZ세대의 새로운 명절
    명절을 집콕하며 넷플릭스 보기, 친구들과 홈파티하기, 혼밥/혼술 명절 보내기 등 새로운 풍경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결론

설날과 추석은 단지 휴일이 아니라, 한국인의 정서와 공동체 의식, 가족 문화를 오롯이 담고 있는 날입니다. 시대가 변하면서

명절 문화도 변하고 있지만, 서로를 챙기고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본질은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현대의 설날과 추석은 전통과 현대, 가족과 개인, 휴식과 의미가 어우러지는 중요한 시간입니다. 고향의 밥상, 어른들의 덕담,

떡국의 따뜻함, 보름달의 소원처럼, 이 두 명절은 우리 마음 깊이 자리한 소중한 문화유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