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여행 스타일: 단체 vs 개인
한국은 여행을 사랑하는 나라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해외여행 건수는 코로나19 이전 연간 2,800만 건을 넘었다.
여행을 즐기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여행사를 통한 단체 여행과 스스로 계획하는 개인 여행이다.
두 방식은 단순히 ‘같이 가느냐 혼자 가느냐’의 차이를 넘어, 문화적 배경과 세대별 가치관까지 반영한다.
단체 여행 – 편리함과 안정감의 선택
한국에서 단체 여행은 1980~90년대 해외여행 자유화 이후 빠르게 자리 잡았다.
당시만 해도 해외여행은 낯설고 언어 장벽이 높았다.
여행사는 일정, 숙소, 식사, 관광지 입장권까지 한 번에 준비해 주었고, 가이드가 전 일정에 동행했다.
이런 ‘올인원 서비스’는 여행 경험이 적은 사람들에게 안심을 주었다.
장점
- 편리함: 복잡한 예약과 계획을 할 필요가 없다.
- 안전성: 가이드와 함께 움직이니 길을 잃거나 문제가 생길 확률이 낮다.
- 경제성: 단체 예약 할인으로 숙소·교통비를 줄일 수 있다.
- 사회적 즐거움: 비슷한 또래나 취향의 사람들과 친목을 쌓을 수 있다.
단점
- 자유 부족: 정해진 시간표에 맞춰야 하므로 개인 취향대로 일정 변경이 어렵다.
- 피로감: 아침 일찍부터 밤까지 빡빡한 일정이 많아 피곤할 수 있다.
- 상호 배려 필요: 여러 사람과 함께하다 보니 속도나 취향 차이가 생길 수 있다.
개인 여행 – 자유와 자기 주도의 매력
2000년대 들어 인터넷과 스마트폰, 항공권 예약 플랫폼이 발달하면서 개인 여행이 급증했다. 특히 저가항공(LCC)과 숙박 공유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내가 원하는 시간·장소·속도’에 맞춘 여행이 인기를 끌었다.
장점
- 자유로움: 가고 싶은 곳, 먹고 싶은 음식, 머무는 시간을 스스로 정할 수 있다.
- 몰입 경험: 관광지뿐 아니라 골목길, 시장, 카페 등 현지 생활을 깊이 경험 가능.
- 유연한 예산: 고급 호텔부터 게스트하우스까지 예산에 맞춰 선택 가능.
- 자기 성장: 직접 계획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성취감을 얻는다.
단점
- 준비 부담: 항공권·숙소·교통·관광지 예약 등 모든 것을 스스로 챙겨야 한다.
- 언어·정보 한계: 현지 언어가 서툴거나 정보가 부족하면 시행착오가 생길 수 있다.
- 안전 문제: 혼자 이동할 경우 예기치 못한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
세대별 경향 차이
-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 단체 여행 선호도가 높다. 익숙하고 안전하며, 사람들과 함께하는 활동을 즐긴다.
- X세대(1965~1979년생): 경제적 여유와 여행 경험이 늘면서, 단체와 개인 여행을 상황에 맞춰 선택.
-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생): 개인 여행을 선호한다. SNS에 공유할 독창적 여행 콘텐츠를 찾고, ‘나만의 경험’을
- 중시한다.
한국인의 여행 스타일을 만든 문화적 배경
한국 사회의 집단주의 문화는 과거 단체 여행의 인기 요인이었다. 학교, 회사, 친목회에서 단체로 움직이는 것이
자연스러웠기 때문이다.
반면, 개인주의가 점차 확산되고 워라밸이 중시되면서
‘혼자 혹은 소규모 여행’이 빠르게 확산됐다.
여기에 빨리빨리 문화도 영향을 미친다. 단체 여행의 빡빡한 일정은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보고 느끼자”는
사고방식과 맞닿아 있다.
그러나 요즘은 여유롭게 즐기는 여행을 선호하는 흐름도 커졌다.
앞으로의 변화
앞으로는 단체와 개인 여행의 경계가 점점 흐려질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여행사에서 일정 일부만 제공하고 나머지는 자유롭게 보내는 세미 패키지 상품이 늘고 있다.
또한 AI 기반 여행 추천, 맞춤형 소규모 그룹 여행, 지속가능한 여행(친환경·지역 경제 기여) 등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한국인의 여행 스타일은 단체에서 개인으로 단순히 변한 것이 아니라, 시대와 세대, 기술 변화에 따라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 누군가는 여전히 단체의 안정감을, 누군가는 개인의 자유로움을 선택한다. 중요한 건 ‘나에게 맞는 여행 방식’을
찾는 것이다. 여행의 본질은 결국 즐거움과 배움, 그리고 기억에 남는 순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