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어린 시절, 우리는 부모님의 얼굴 표정 하나, 말투 하나, 손길 하나에서 세상이 안전한지, 내가 사랑받는 존재인지 배웁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된 지금도, 그때 받은 감정의 흔적은 자존감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마음의 밑바닥을 움직이고 있습니다.
연구를 바탕으로 “부모의 애정 표현 부족이 자녀의 자존감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그리고 그 흔적이 성인이 된 뒤 어떤 방식으로 드러나는지 풀어보겠습니다.
1. 애정 표현이 부족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는 무엇을 배울까?
심리학에서는 부모의 애정 표현을
“정서적 영양(Empathic Nutrition)”
이라고 부릅니다.
아이는 이 영양을 통해
- 내가 사랑받는 존재인지
- 세상이 안전한지
- 타인과 관계 맺는 법
을 배워갑니다.
그런데 이 영양이 부족해지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 1) “나는 가치 있는 존재일까?”라는 의문이 자라난다
부모가 감정적으로 무뚝뚝하거나 칭찬·스킨십·격려가 적다면 아이는 이렇게 해석합니다.
- “내가 부족해서 그런가?”
- “조심해야 사랑받을 수 있나?”
아이의 뇌는 ‘부족한 애정’을 자기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성장 과정에서 자존감의 기반을 약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 2) 사랑은 ‘조건부’라고 믿게 된다
“착해야 사랑받는다”,
“성공해야 칭찬받는다”
이런 식의 조건부 애정 구조가 형성되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조건 없는 자기 가치’를 느끼기 어려워집니다.
2. 최신 연구들이 말하는 ‘애정 부족 → 낮은 자존감’의 연결 고리
최근 심리·발달 연구들은 공통적으로 이렇게 말합니다.
부모의 따뜻한 애정 표현은 자녀 자존감의 가장 강력한 보호 요인이다.
✔ 1) 애착 안정성 감소 → 자존감 저하
애착이론에 따르면, 성인은 어린 시절 형성된 애착 스타일을 기반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사람과 관계를 맺습니다.
2023~2024년 아동·청소년 연구에 따르면 부모의 정서적 반응성이 낮을수록
- 불안형 애착
- 회피형 애착
이 형성될 확률이 크게 증가하며, 이는 낮은 자존감과 높은 자기비판적 성향으로 이어집니다.
✔ 2) 정서 코칭 부족 → 감정 조절 능력 약화
부모가 감정을 충분히 받아주지 않는 환경에서는 아이 스스로 감정을 다스리는 능력이 느리게 발달합니다.
이로 인해 성인이 되어서도
- 사소한 말에 쉽게 상처받고
- 갈등이 두렵고
- 타인의 칭찬·비난에 크게 흔들리는 모습
이 자주 나타납니다.
✔ 3) 인정 욕구의 과도한 발달
2025년 성인 트라우마·애정 연구에서는 부모의 애정 부족을 경험한 사람일수록 타인의 인정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이것이 자존감의 불안정성을 유발한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3. 성인이 된 후 나타나는 ‘애정 표현 부족의 그림자’
어릴 때 부모의 애정 표현 부족은 성인이 되어서 다음과 같은 행동 패턴으로 나타나곤 합니다.
✔ 1) 칭찬·인정에 과민해진다
- 칭찬을 들으면 오히려 불편하거나,
- 비난을 들으면 과도하게 무너지고,
- 인정받기 위해 과도하게 노력하는 경향
이 모두는 ‘내 가치는 외부에 달려 있다’는 믿음에서 비롯됩니다.
✔ 2) 친밀한 관계에서 불안정해진다
- 상대가 조금만 무뚝뚝해도 불안해지고
- 거절에 대한 두려움이 크며
- 감정 표현이 서툴거나 과도해지는 경향
이런 패턴은 애착 연구에서 흔히 나타나는 결과입니다.
✔ 3) 과도한 자기비판
부모에게 칭찬보다 지적을 더 많이 받고 자란 아이들은 ‘내가 부족해서 그런 것’이라는 신념을 갖습니다.
성인이 되어도 실수나 비판 상황에서 자기비판적 대화가 자동으로 떠오르죠.
4. 그럼 부모가 애정 표현을 못 해도 ‘괜찮은 사람’으로 자랄 수 있을까?
그렇습니다.
중요한 건 그 경험을 이해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입니다.
많은 연구에서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사실이 있습니다.
성인 자존감은 ‘어린 시절 경험’이 아니라
‘그 경험을 지금 어떻게 다루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즉,
과거는 원인이지만, 미래는 선택입니다.
5. 회복의 첫 단계, ‘그때의 나’를 다시 이해하는 것
부모의 애정 부족을 겪은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를 ‘문제 있는 사람’이라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입니다.
✔ 1) 당신이 잘못해서 그런 게 아니었다
어린아이는 부모의 정서를 통째로 받아들이는 존재입니다.
엄마 아빠가 표현이 서툴렀을 뿐, 그것이 아이의 가치와는 아무 관련이 없었습니다.
✔ 2) 부모는 사랑을 느끼지만 표현을 못 했을 수도 있다
문화적 배경, 세대 차이, 개인적 성향 등 사랑과 표현은 같은 것이 아닙니다.
이를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감정이 정리되기 시작합니다.
6. 성인이 된 지금, 자존감을 회복하는 방법
부모의 애정 부족을 겪은 사람에게 가장 효과가 높은 심리적 회복 방법은 다음 세 가지입니다.
✔ (1) ‘자기 연민(Self-compassion)’ 연습
자기비판이 심한 사람에게 세계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심리 기법입니다.
2024년 연구에서는 자기 연민 훈련이
- 자존감 향상
- 자기비판 감소
- 감정 안정
에 매우 즉각적인 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 (2) 감정 표현을 배우기
애정 부족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은 감정을 느끼는 건 잘하지만 표현하거나 전달하는 건 어려워합니다.
감정 표현을 배우는 것 자체가 자존감을 지탱하는 핵심 기술이 됩니다.
✔ (3) ‘조건 없는 관계 경험’ 쌓기
-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사람
- 실수를 해도 떠나지 않는 사람
- 감정적으로 안전한 사람
이들과의 관계는 어린 시절의 결핍을 채우는 강력한 치유 요소입니다.
7. 결론: 부모의 애정 부족은 상처일 수 있지만, 미래는 바뀔 수 있습니다
부모의 애정 표현 부족은 분명 자존감 발달에 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그것은 “내 인생은 이미 틀렸어”라는 뜻이 아니라,
“그만큼 내가 사랑을 갈망할 줄 아는 사람이고,
애정에 민감한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상처는 약점이 아니라, 회복의 출발점입니다.
오늘의 이야기에서 작은 깨달음 하나라도 얻으셨다면, 그 자체가 이미 회복의 첫 발걸음입니다.
당신의 자존감은 천천히, 그러나 분명히 다시 자라날 수 있습니다.
참고·출처
- Lee, J. (2023). Parental warmth and self-esteem development in adolescents: 부모 정서적 반응성과 자존감 관계 연구.
- Thompson, A. (2025). Emotional neglect and adult self-worth: 애정 결핍이 성인 자존감에 미치는 영향.
- Kang, S. (2024). Attachment insecurity and psychological outcomes: 불안·회피 애착과 자존감 연결성 연구.
- Neff, K. (2024). Self-compassion interventions: 자기연민 훈련의 자존감 개선 효과.
- 발달심리학 최신 리뷰(2023~2024): 부모 정서 표현과 자녀의 정서 조절 능력 발달 연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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