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일, 정말 잘하고 싶다”
그리고 또 한편에선, “근데 이걸 내가 정말 하고 싶은가?”
두 마음이 동시에 들었던 적, 한 번쯤 있으시죠?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잘하고 싶은 마음’과 ‘하고 싶은 마음’은 우리의 동기, 행복, 성과까지 완전히 다른 길로 이끕니다.
최신 동기이론·연구를 바탕으로 이 두 마음의 차이를 알아보겠습니다.
1. “잘하고 싶다” vs “하고 싶다” – 심리학 언어로 바꾸면?
심리학에서는 이 둘을 이렇게 구분합니다.
- 잘하고 싶은 마음
→ “잘해야 돼. 실수하면 안 돼. 인정받고 싶어.”
→ 성적, 평가, 타인의 눈을 의식하는 성과·평가 중심 동기(Performance / Controlled motivation)(Stial) - 하고 싶은 마음
→ “이거 재밌어 보인다. 궁금하다. 내가 선택해서 해보고 싶다.”
→ 흥미, 의미, 가치에서 나오는 내적·자율 동기(Intrinsic / Autonomous motivation)(PositivePsychology.com)
자기결정성 이론(Self-Determination Theory)에 따르면, 우리가 스스로 선택했다고 느끼는 일(자율성), 잘할 수 있다고 느끼는 일(유능감), 누군가와 연결된다고 느끼는 일(관계성)에 동기와 행복이 커집니다.(PositivePsychology.com)
즉,
- “남들 앞에서 잘 보이려고 하는 마음”은 ‘잘하고 싶은 마음’에 가깝고,
- “내가 좋아서, 의미 있어서 하는 마음”은 ‘하고 싶은 마음’에 가깝습니다.
둘 다 우리 삶에 필요하지만, 지속력·만족감·번아웃 위험은 크게 다릅니다.
2. 잘하고 싶은 마음의 장단점 – “브레이크 없는 가속 페달”
1) 장점: 초반 폭발력과 성과
잘하고 싶은 마음은 시험 공부, 발표, 프로젝트 같은 단기 성과 상황에서 굉장히 강력한 에너지원이 됩니다.
- “이번에만큼은 실수하면 안 돼.”
- “이 성과가 나를 증명해 줄 거야.”
이런 마음은 집중력, 준비량, 디테일을 끌어올려 눈에 보이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데 유리합니다.(ASME Publications)
실제 연구에서도, 성과 목표(performance goals)가 단기적인 시험 성적이나 점수에서는 분명한 플러스 효과를 주기도 합니다.
2) 단점: 완벽주의와 번아웃의 지름길
문제는 이 마음이 과해졌을 때입니다.
- “잘 못하면 존재 가치가 떨어진 것 같아.”
- “쉬면 뒤처질 것 같아서 불안해.”
최근 연구들은 완벽주의(perfectionism)와 성과 압박이 우울, 불안, 학업·직무 번아웃과 강하게 연결된다고 말합니다.(ScienceDirect)
특히
- *“내가 스스로 세운 높은 기준”*보다
- *“부모·상사·타인이 나에게 기대하는 기준”*에 끌려가는 사회적 완벽주의(socially prescribed perfectionism)일수록
소진과 스트레스가 크게 증가합니다.(KCI)
고성과자 번아웃을 다룬 최근 기사들도 겉으로 “늘 잘하는 사람” 뒤에는
- 잠 못 자고,
- 삶의 재미를 잃고,
- 작은 실수에도 자신을 심하게 몰아붙이는
‘잘하고 싶은 마음’의 압박이 숨어 있다고 지적합니다.(Verywell Mind)
한 줄로 말하면,
잘하고 싶은 마음은 가속 페달입니다.
브레이크(휴식·자기연민)가 없으면, 언젠가 엔진이 타버립니다.
3. 하고 싶은 마음의 힘 – “지치지 않는 엔진”
1) 재미와 호기심에서 나오는 에너지
하고 싶은 마음은 보상, 평가가 없어도 스스로 움직이게 합니다.
- “결과가 어떻든 이건 해보고 싶어.”
- “이거 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몰입돼.”
자기결정성 이론과 여러 메타분석에 따르면, 내적·자율 동기(하고 싶은 마음)가 높을수록
- 학습의 깊이, 창의성,
- 장기적인 성취,
- 심리적 안녕감
이 더 좋아집니다.(PositivePsychology.com)
2) 실패해도 다시 시도하게 만드는 힘
흥미로운 연구가 있습니다.
같은 목표를 두고도
- “1등 하고 싶어서” 하는 사람과
- “재미있고 성장하고 싶어서” 하는 사람은
위기 상황에서 완전히 다른 태도를 보입니다.
- 성과 중심 동기(잘하고 싶은 마음)는 실패·위기 상황에서 쉽게 좌절하고, 회피 행동이 늘어나며,
- 숙련·성장 중심 목표(mastery goals, 하고 싶은 마음에 가까운)는 어려움 속에서도 계속 시도하고, 감정적으로도 덜 흔들립니다.(ResearchGate)
즉, 하고 싶은 마음은 실패를 “끝”이 아니라 “과정”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필터가 됩니다.
4. 두 마음이 엇갈릴 때 생기는 갈등
현실에서는 이 둘이 자주 섞입니다.
- “사실은 글 쓰는 게 너무 즐거운데, 잘 써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서 손이 안 나가요.”
- “일 자체는 재미없는데, 잘해야 인정받으니까 억지로 하게 돼요.”
1) ‘잘하고 싶은 마음’이 ‘하고 싶은 마음’을 덮을 때
연구에서, 동일한 목표를 추구해도 그 이유가 통제적(해야 해서)인지, 자율적(하고 싶어서)인지에 따라 스트레스·만족·성과가 크게 달라진다고 합니다. (SciSpace)
예를 들어,
- “영어 공부를 한다”는 같은 행동도
- “점수 안 나오면 큰일 나서” → 잘하고 싶은 마음 중심
- “영어로 사람들과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싶어서” → 하고 싶은 마음 중심
후자의 경우가 장기 지속 가능성과 행복도가 훨씬 높습니다.
2) ‘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잘하고 싶은 마음’이 막을 때
또 하나의 패턴은 이겁니다.
- “그림 그려보고 싶은데, 못 그리면 창피할까 봐 시작도 못 하겠어요.”
최근 완벽주의 연구에서는, “잘해야만 가치 있다”는 믿음이 새로운 도전, 실험, 창의성을 심하게 막는다는 결과가 반복해서 나오고 있습니다.(ScienceDirect)
즉,
하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잘하고 싶은 마음이 그 시작을 가로막는 상황이 자주 벌어집니다.
5. 그럼, 우리는 어떻게 두 마음의 균형을 잡아야 할까요?
완벽하게 한쪽만 가질 수는 없습니다.
이제 현실적으로 쓸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정리해 볼게요.
1) 먼저,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보세요
- “이걸 잘하고 싶은 이유가 뭔가요?”
- 남의 칭찬?
- 비교?
- 내 커리어·가치와의 연결감?
- “이 일에서 진짜 ‘하고 싶은 포인트’는 어디인가요?”
- 사람을 만나는 것?
- 배우는 과정?
- 문제를 풀어내는 쾌감?
이 질문을 통해 외부 기대 vs 내 마음의 목소리를 조금씩 분리할 수 있습니다.
2) 목표 문장을 바꿔보기
- “실수하면 안 돼” → “한 번 더 배우고 싶다”
- “무조건 잘해야 돼” → “이번엔 이 부분 하나만 이전보다 나아지면 돼”
연구에서는,
“비교·평가 중심 목표”를 “숙련·향상 중심 목표”로 재구성했을 때 스트레스는 줄고, 몰입과 학습은 늘어난다는 결과들이 있습니다.(ASME Publications)
작은 예를 들면,
- “이번 발표 잘해야 한다” 대신
- “이번 발표에서는 질문 2개만 받아보자” 같은 방식으로 목표를 구체적이고, 성장 중심으로 바꾸는 거죠.
3) ‘못해도 되는 공간’을 일부러 만들기
하고 싶은 마음을 살리려면 결과가 덜 중요한 놀이터가 필요합니다.
- 아무도 안 보는 연습용 계정
- 점수 안 매기는 취미 수업
- 회사 일이 아닌, 완전 사적 프로젝트
연구에서도,
실패가 덜 치명적인 환경에서 사람들은 더 과감하게 시도하고, 창의성이 올라간다고 보고합니다.(ScienceDirect)
즉, 인생에서 “실수해도 되는 놀이터”를 의도적으로 확보하시면 ‘하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럽게 다시 올라옵니다.
4) 자기연민을 연습하기
완벽주의와 번아웃 연구에서 반복해서 등장하는 처방은 바로 자기연민(Self-Compassion)입니다.
- “왜 이것밖에 못했어?” 대신
- “이 정도면, 그때 상황에서 최선이었다”라고 말해주는 연습
자기연민이 높은 사람일수록 실패 후 회복이 빠르고, 다시 도전하는 비율도 높다는 연구가 많습니다.(OUP Academic)
잘하고 싶은 마음이 나를 짓누르기 시작할 때, 내 편이 되어주는 말 한 줄이 하고 싶은 마음이 다시 고개를 들 수 있게 도와줍니다.
6. 일·공부·관계에서 두 마음을 응용해 보기
🔹 일·커리어
- 잘하고 싶은 마음:
→ “성과를 내고, 인정받고 싶다” - 하고 싶은 마음:
→ “이 일 자체가 주는 재미·성장·가치를 느끼고 싶다”
현실적으로, 월급과 평가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성과 잣대로만 보는 순간 번아웃 위험이 급격히 올라갑니다.(ScienceDirect)
작은 팁이라면,
- 한 주에 한 번은 “내가 이 일을 선택한 이유”를 다시 떠올려 보기
- 일에서 최소 하나는 “오로지 흥미와 성장 때문에 하는 업무”로 정해두기
🔹 공부·자기계발
- “시험 잘 봐야 해”만 있으면, 공부는 스트레스가 됩니다.
- “이 분야를 알게 되면 할 수 있는 것들”을 자주 떠올리면, 공부는 조금씩 흥미로워집니다.
점수(잘하고 싶은 마음)와 호기심(하고 싶은 마음) 사이를 오가는 균형이 중요합니다.
🔹 인간관계
관계에서도 비슷합니다.
-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다”(잘하고 싶은 마음)에만 몰두하면 진짜 나를 보여주지 못해 관계가 피곤해지고,
- “이 사람과 함께 있는 시간이 좋다”(하고 싶은 마음)를 느낄 수 있다면 관계는 훨씬 덜 소진됩니다.
7. 마무리 – 결국, 질문은 이것 하나입니다
“나는 지금, 잘하고 싶어서 이걸 붙들고 있나요,
아니면 정말 하고 싶어서인가요?”
둘 다 나쁜 건 아닙니다.
다만,
- 잘하고 싶은 마음만으로 버티면 언젠가 번아웃이라는 벽을 마주치기 쉽고,
- 하고 싶은 마음이 섞여 있을 때 우리는 훨씬 오래, 덜 지치고, 더 행복하게 같은 길을 걸을 수 있습니다.
오늘 하루, 하나만 골라서 스스로에게 물어보셔도 좋겠습니다.
- “지금 내 일상에서, 순수하게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은 뭐가 있을까?”
그 질문의 답을 조금씩 키워가는 것,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진짜 잘 살아내는 방법이 아닐까요. 🌿
참고·출처(요약)
- Deci & Ryan의 자기결정성 이론(SDT) – 자율성·유능감·관계성이 높은 활동이 더 강한 동기와 행복을 만든다는 연구(PositivePsychology.com)
성과 목표 vs 숙련 목표(Performance vs Mastery goals)와 학습·정서·성과의 차이를 다룬 최근 연구들(Stial)
통제동기(“해야 해서”)와 자율동기(“하고 싶어서”)의 차이가 스트레스·지속성·웰빙에 미치는 영향(The Decision Lab)
완벽주의와 번아웃·불안의 상관관계, 특히 외부기대 중심 완벽주의의 위험성을 다룬 최근 연구들(KCI)
자기연민(Self-Compassion)이 실패 후 회복과 재도전에 주는 긍정 효과에 관한 심리학 연구(OUP Academic)
'성인들을 위한 심리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자기 반성이 과하면 독이 되는 이유 (0) | 2025.12.11 |
|---|---|
| 자존감이 낮을 때 보이는 행동 패턴 (0) | 2025.12.09 |
| 버킷리스트가 동기를 주는 이유 (0) | 2025.12.07 |
| 실패 경험을 잘 소화하는 사람들의 특징 (0) | 2025.12.06 |
| 목표를 크게 잡으면 왜 무너질까? (0) | 2025.1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