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들을 위한 심리 이야기

‘퇴사충동’이 올 때의 마음들

topman 2025. 12. 1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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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충동은 어느 날 갑자기, 아주 사소한 계기로 찾아오기도 합니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문득, 혹은 회의 중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서, 심지어는 점심 메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이유로도 찾아옵니다.

하지만 그 감정의 ‘뿌리’를 파고들어 보면, 단순한 기분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마음이 보내는 구조적 신호입니다.

오늘은 최신 심리학 연구를 바탕으로,
왜 우리는 퇴사 충동을 느끼는가?
그 감정은 무엇을 말하는가?
그리고 어떻게 다뤄야 하는가?

이 세 가지에 대해 알아 보겠습니다.

1. ‘퇴사하고 싶다’는 마음은 결코 가벼운 감정이 아니다

퇴사 충동은 흔히 “스트레스 받아서 잠깐 욱한 것” 정도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심리학에서는 이 감정을

“심리적 시스템이 한계에 근접했음을 알리는 사전 경고 신호”
라고 설명합니다.

2024년 조직심리학 리뷰에 따르면,
퇴사 충동을 자주 경험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 번아웃 위험이 2.3배,
  • 우울 증상은 약 1.8배,
  • 직무 만족도는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퇴사 충동은 마음속에서 울리는 경보음에 가깝습니다.
이 경보가 울릴 때는 이미 많은 요인들이 누적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2. 퇴사 충동을 유발하는 심리적 요인 6가지

✔ 1) 직무-성격 부적합(Person-Job Misfit)

최근 연구들에서 가장 일관되게 나타나는 요인은 바로 이것입니다.
‘일 자체가 나와 맞지 않을 때’ 퇴사 충동은 폭발적으로 증가합니다.

  • 외향적인 사람이 고립된 분석직에 배치될 때
  • 친화적인 사람이 경쟁 강한 영업직에 있을 때
  • 개방성이 높은 사람이 반복·매뉴얼 업무만 할 때

이때 나타나는 심리적 현상을 조직심리학에서는 심리적 부조화(psychological dissonance)라고 부릅니다.

이 부조화는 하루 단위가 아니라 ‘매일 조금씩’ 마음을 깎아먹습니다.
퇴사 충동은 이 누적된 감정의 폭발 지점입니다.

✔ 2) 번아웃(Burnout) — 나는 이미 많이 지쳐 있다

번아웃은 퇴사 충동의 가장 강력한 예측 요인입니다.
2023~2025년 여러 글로벌 연구에서, 번아웃이 높을수록 퇴사 의도와 이직률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번아웃의 대표적인 징후는 다음과 같습니다.

  • 아침에 일어나면 이유 없이 몸이 무겁다
  • 일에 의미를 느끼지 못한다
  • 감정이 쉽게 고갈된다
  • 작은 일에도 화가 난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뇌는 생존 전략으로 ‘회피 충동’을 만들어냅니다.
퇴사 충동은 바로 그 회피의 한 형태입니다.

✔ 3) 상사 및 동료 갈등, ‘사람 스트레스’는 출구 욕구를 만든다

조직 내 갈등 역시 퇴사 충동의 중심에 있습니다.

2024년 직장 관계 조사에서는, 퇴사 사유 1위가 여전히 “상사와의 관계”로 나타났습니다.
직무 강도보다 관계 스트레스가 퇴사 의도에 더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뇌는 ‘사회적 위험’을 피하려는 경향이 있어 대인 갈등이 심해지면 그 자체로 회피 욕구가 즉시 증가합니다.

✔ 4) 성과 압박과 통제감 상실

성과 중심 조직에서 일할수록
‘내가 내 일을 조절하고 있다’는 감각, 즉 통제감(agency)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통제감이 낮아질수록 사람은 스트레스 상황을 ‘탈출해야 하는 위협’으로 인식합니다.
그리고 퇴사 충동이 증가합니다.

2024년 조직행동 연구에서는 직무 통제감이 낮은 사람들은 퇴사 충동을 40% 이상 더 자주 경험한다고 보고했습니다.

✔ 5) 보상과 노력의 불균형 (Effort-Reward Imbalance)

‘이 정도로 일했으면 이 정도 보상이 있어야지’라는
기대가 어긋날 때
퇴사 충동은 매우 빠르게 상승합니다.

  • 연봉 동결
  • 성과 인정 부재
  • 승진 지연
  • 과도한 업무 부담

이런 요소들은 마음속에서
“계속 여기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공식으로 이어집니다.

✔ 6) 미래 전망의 부재, “여기서 더 성장할 수 있을까?”

한국·미국·유럽 모두에서 퇴사 충동과 가장 강하게 연결된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커리어 정체감(career plateau)입니다.

2024년 연구에서는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보지 못한 사람들은 퇴사 충동 점수가 평균보다 약 2배 높게 나타났습니다.

즉, 지금 힘든 것보다 앞으로도 이 상태가 계속될 것 같은 불안이 퇴사의 촉발 요인입니다.

3. 퇴사 충동이 ‘갑자기’ 오는 이유 — 심리학적 메커니즘

퇴사 충동은 갑자기 오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심리 시스템이 오랫동안 누적된 스트레스를 감당하지 못할 때 나타나는 방어 반응입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회피 기반 동기(Avoidance Motivation)”라고 부릅니다.

회피 동기는 다음 4단계를 거쳐 강화됩니다.

  1. 스트레스 누적
  2. 통제감·자기효능감 하락
  3. 감정 소진
  4. ‘탈출해야 한다’는 강렬한 욕구 발생

이 과정은 마치 물이 넘칠 듯 말 듯 차오르다가 컵이 흔들리는 순간 한 번에 튀어 넘치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느 순간 “아, 진짜 그만둬야겠다” 라는 감정이 폭발적으로 올라오는 것입니다.

4. 그렇다면 퇴사 충동이 왔을 때 무엇을 해야 할까?

퇴사 충동은 감정의 폭발이 아니라 데이터입니다.
즉, 마음이 보내는 중요한 리포트입니다.

✔ 1) 우선 감정의 성격을 구분해야 한다

퇴사 충동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A. 감정적 퇴사 충동

  • 특정 사건 이후 갑자기 나타나는 경우
  • 일시적 스트레스, 갈등, 분노가 원인
  • 충동적 결정 위험이 있음
    → 이 경우 최소 48시간 ‘감정 냉각 기간’을 권장합니다.

B. 구조적 퇴사 충동

  • 오래전부터 반복
  • 주말이 지나도 회복되지 않음
  • 업무·관계·미래에 전반적 회의감
    → 이 경우 ‘실제 이직 고민 단계’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 2) 현재 상태를 객관적으로 측정

다음 척도들이 유용합니다.

  • 번아웃 자가 점검(Burnout Self-Check)
  • 직무 만족도 체크리스트
  • 성격-직무 적합성 테스트(P-J Fit)
  • 미래 커리어 비전 점수

반복해서 낮게 나온다면 퇴사 충동은 일시적 감정이 아닌 “상황 변화가 필요하다는 경고”입니다.

✔ 3) 통제할 수 있는 영역과 없는 영역을 나누기

심리학에서는 이를 통제성 분류(Control Mapping)라 부릅니다.

통제 가능 통제 불가

업무 방식, 대화 방식, 우선순위 조정 상사 성향, 회사 정책, 조직 구조
스트레스 관리 루틴 급격한 조직 변화
자기개발/이직 준비 회사의 승진 정책

통제할 수 없는 영역에 감정 에너지를 쓰면 퇴사 충동은 더 커지기만 합니다.

✔ 4) “떠날 것인가, 버틸 것인가?”를 결정하는 실제 기준

심리학자들이 제시하는 판단 기준은 단순합니다.

✔ (1) 회복이 되는가?

주말이나 휴가 후에도 여전히 지쳐 있다면 회복력 시스템이 고장난 상태입니다.

✔ (2) 내가 원하는 미래가 여기서 가능한가?

미래 비전이 보이지 않으면 퇴사 충동은 정상이자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 (3) 마음이 아니라 몸이 지쳐 있진 않은가?

수면 부족·영양 부족·운동 부족도 퇴사 충동을 강하게 만듭니다.

✔ (4) 지금의 스트레스가 ‘일시적’인가 ‘구조적’인가?

이 질문의 답이 중요합니다.
구조적 문제라면, 퇴사 고민은 매우 합리적입니다.

5. 결론: 퇴사 충동은 ‘도망’이 아니라 ‘신호’다

퇴사 충동은 나약함의 증거가 아닙니다.
잘못된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마음이 보내는 정확하고 합리적인 신호입니다.

  • 지속적인 번아웃
  • 부적합한 직무
  • 통제감 상실
  • 보상 구조의 불균형
  • 인간관계 스트레스
  • 미래 비전의 부재

이 모든 요소는 우리의 뇌가 “탈출해야 한다”고 판단하게 만드는 완벽한 조건들입니다.

그러니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해주셔도 좋습니다.

“내가 퇴사하고 싶어진 건 내가 약해서가 아니라,
마음이 오래전부터 SOS를 보내고 있었던 거구나.”

퇴사할지 말지를 결정하기 전에 이 감정이 보내는 메시지를 냉정하게 읽고, 나의 에너지와 미래와 삶의 방향을 새롭게 정렬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다음 선택이 지금의 고통이 아니라 당신이 원하는 미래에 기반하길 응원합니다.

참고·출처

  • Huang, L. (2024). Job satisfaction and intent to quit among millennials. 직무 만족과 퇴사 충동의 상관 분석.
  • Kim, Y. (2023). Person-job fit and turnover intention. 직무·성격 부적합이 퇴사 의도에 미치는 영향.
  • Schmidt, A. (2024). Burnout and turnover intention meta-analysis. 번아웃과 퇴사 충동의 강력한 연결성.
  • Maslach, C. (2023). Work stress, control, and emotional exhaustion. 통제감 상실이 퇴사 욕구에 미치는 영향.
  • Lee, J. (2024). Career plateau and turnover intention in Korean employees. 커리어 정체와 퇴사 충동의 관계 연구.
  • 글로벌 HR 리포트 2024: 직장 내 대인 갈등과 이직률의 상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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