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충동은 어느 날 갑자기, 아주 사소한 계기로 찾아오기도 합니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문득, 혹은 회의 중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서, 심지어는 점심 메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이유로도 찾아옵니다.
하지만 그 감정의 ‘뿌리’를 파고들어 보면, 단순한 기분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마음이 보내는 구조적 신호입니다.
오늘은 최신 심리학 연구를 바탕으로,
왜 우리는 퇴사 충동을 느끼는가?
그 감정은 무엇을 말하는가?
그리고 어떻게 다뤄야 하는가?
이 세 가지에 대해 알아 보겠습니다.
1. ‘퇴사하고 싶다’는 마음은 결코 가벼운 감정이 아니다
퇴사 충동은 흔히 “스트레스 받아서 잠깐 욱한 것” 정도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심리학에서는 이 감정을
“심리적 시스템이 한계에 근접했음을 알리는 사전 경고 신호”
라고 설명합니다.
2024년 조직심리학 리뷰에 따르면,
퇴사 충동을 자주 경험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 번아웃 위험이 2.3배,
- 우울 증상은 약 1.8배,
- 직무 만족도는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퇴사 충동은 마음속에서 울리는 경보음에 가깝습니다.
이 경보가 울릴 때는 이미 많은 요인들이 누적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2. 퇴사 충동을 유발하는 심리적 요인 6가지
✔ 1) 직무-성격 부적합(Person-Job Misfit)
최근 연구들에서 가장 일관되게 나타나는 요인은 바로 이것입니다.
‘일 자체가 나와 맞지 않을 때’ 퇴사 충동은 폭발적으로 증가합니다.
- 외향적인 사람이 고립된 분석직에 배치될 때
- 친화적인 사람이 경쟁 강한 영업직에 있을 때
- 개방성이 높은 사람이 반복·매뉴얼 업무만 할 때
이때 나타나는 심리적 현상을 조직심리학에서는 심리적 부조화(psychological dissonance)라고 부릅니다.
이 부조화는 하루 단위가 아니라 ‘매일 조금씩’ 마음을 깎아먹습니다.
퇴사 충동은 이 누적된 감정의 폭발 지점입니다.
✔ 2) 번아웃(Burnout) — 나는 이미 많이 지쳐 있다
번아웃은 퇴사 충동의 가장 강력한 예측 요인입니다.
2023~2025년 여러 글로벌 연구에서, 번아웃이 높을수록 퇴사 의도와 이직률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번아웃의 대표적인 징후는 다음과 같습니다.
- 아침에 일어나면 이유 없이 몸이 무겁다
- 일에 의미를 느끼지 못한다
- 감정이 쉽게 고갈된다
- 작은 일에도 화가 난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뇌는 생존 전략으로 ‘회피 충동’을 만들어냅니다.
퇴사 충동은 바로 그 회피의 한 형태입니다.
✔ 3) 상사 및 동료 갈등, ‘사람 스트레스’는 출구 욕구를 만든다
조직 내 갈등 역시 퇴사 충동의 중심에 있습니다.
2024년 직장 관계 조사에서는, 퇴사 사유 1위가 여전히 “상사와의 관계”로 나타났습니다.
직무 강도보다 관계 스트레스가 퇴사 의도에 더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뇌는 ‘사회적 위험’을 피하려는 경향이 있어 대인 갈등이 심해지면 그 자체로 회피 욕구가 즉시 증가합니다.
✔ 4) 성과 압박과 통제감 상실
성과 중심 조직에서 일할수록
‘내가 내 일을 조절하고 있다’는 감각, 즉 통제감(agency)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통제감이 낮아질수록 사람은 스트레스 상황을 ‘탈출해야 하는 위협’으로 인식합니다.
그리고 퇴사 충동이 증가합니다.
2024년 조직행동 연구에서는 직무 통제감이 낮은 사람들은 퇴사 충동을 40% 이상 더 자주 경험한다고 보고했습니다.
✔ 5) 보상과 노력의 불균형 (Effort-Reward Imbalance)
‘이 정도로 일했으면 이 정도 보상이 있어야지’라는
기대가 어긋날 때
퇴사 충동은 매우 빠르게 상승합니다.
- 연봉 동결
- 성과 인정 부재
- 승진 지연
- 과도한 업무 부담
이런 요소들은 마음속에서
“계속 여기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공식으로 이어집니다.
✔ 6) 미래 전망의 부재, “여기서 더 성장할 수 있을까?”
한국·미국·유럽 모두에서 퇴사 충동과 가장 강하게 연결된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커리어 정체감(career plateau)입니다.
2024년 연구에서는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보지 못한 사람들은 퇴사 충동 점수가 평균보다 약 2배 높게 나타났습니다.
즉, 지금 힘든 것보다 앞으로도 이 상태가 계속될 것 같은 불안이 퇴사의 촉발 요인입니다.
3. 퇴사 충동이 ‘갑자기’ 오는 이유 — 심리학적 메커니즘
퇴사 충동은 갑자기 오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심리 시스템이 오랫동안 누적된 스트레스를 감당하지 못할 때 나타나는 방어 반응입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회피 기반 동기(Avoidance Motivation)”라고 부릅니다.
회피 동기는 다음 4단계를 거쳐 강화됩니다.
- 스트레스 누적
- 통제감·자기효능감 하락
- 감정 소진
- ‘탈출해야 한다’는 강렬한 욕구 발생
이 과정은 마치 물이 넘칠 듯 말 듯 차오르다가 컵이 흔들리는 순간 한 번에 튀어 넘치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느 순간 “아, 진짜 그만둬야겠다” 라는 감정이 폭발적으로 올라오는 것입니다.
4. 그렇다면 퇴사 충동이 왔을 때 무엇을 해야 할까?
퇴사 충동은 감정의 폭발이 아니라 데이터입니다.
즉, 마음이 보내는 중요한 리포트입니다.
✔ 1) 우선 감정의 성격을 구분해야 한다
퇴사 충동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A. 감정적 퇴사 충동
- 특정 사건 이후 갑자기 나타나는 경우
- 일시적 스트레스, 갈등, 분노가 원인
- 충동적 결정 위험이 있음
→ 이 경우 최소 48시간 ‘감정 냉각 기간’을 권장합니다.
B. 구조적 퇴사 충동
- 오래전부터 반복
- 주말이 지나도 회복되지 않음
- 업무·관계·미래에 전반적 회의감
→ 이 경우 ‘실제 이직 고민 단계’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 2) 현재 상태를 객관적으로 측정
다음 척도들이 유용합니다.
- 번아웃 자가 점검(Burnout Self-Check)
- 직무 만족도 체크리스트
- 성격-직무 적합성 테스트(P-J Fit)
- 미래 커리어 비전 점수
반복해서 낮게 나온다면 퇴사 충동은 일시적 감정이 아닌 “상황 변화가 필요하다는 경고”입니다.
✔ 3) 통제할 수 있는 영역과 없는 영역을 나누기
심리학에서는 이를 통제성 분류(Control Mapping)라 부릅니다.
통제 가능 통제 불가
| 업무 방식, 대화 방식, 우선순위 조정 | 상사 성향, 회사 정책, 조직 구조 |
| 스트레스 관리 루틴 | 급격한 조직 변화 |
| 자기개발/이직 준비 | 회사의 승진 정책 |
통제할 수 없는 영역에 감정 에너지를 쓰면 퇴사 충동은 더 커지기만 합니다.
✔ 4) “떠날 것인가, 버틸 것인가?”를 결정하는 실제 기준
심리학자들이 제시하는 판단 기준은 단순합니다.
✔ (1) 회복이 되는가?
주말이나 휴가 후에도 여전히 지쳐 있다면 회복력 시스템이 고장난 상태입니다.
✔ (2) 내가 원하는 미래가 여기서 가능한가?
미래 비전이 보이지 않으면 퇴사 충동은 정상이자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 (3) 마음이 아니라 몸이 지쳐 있진 않은가?
수면 부족·영양 부족·운동 부족도 퇴사 충동을 강하게 만듭니다.
✔ (4) 지금의 스트레스가 ‘일시적’인가 ‘구조적’인가?
이 질문의 답이 중요합니다.
구조적 문제라면, 퇴사 고민은 매우 합리적입니다.
5. 결론: 퇴사 충동은 ‘도망’이 아니라 ‘신호’다
퇴사 충동은 나약함의 증거가 아닙니다.
잘못된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마음이 보내는 정확하고 합리적인 신호입니다.
- 지속적인 번아웃
- 부적합한 직무
- 통제감 상실
- 보상 구조의 불균형
- 인간관계 스트레스
- 미래 비전의 부재
이 모든 요소는 우리의 뇌가 “탈출해야 한다”고 판단하게 만드는 완벽한 조건들입니다.
그러니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해주셔도 좋습니다.
“내가 퇴사하고 싶어진 건 내가 약해서가 아니라,
마음이 오래전부터 SOS를 보내고 있었던 거구나.”
퇴사할지 말지를 결정하기 전에 이 감정이 보내는 메시지를 냉정하게 읽고, 나의 에너지와 미래와 삶의 방향을 새롭게 정렬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다음 선택이 지금의 고통이 아니라 당신이 원하는 미래에 기반하길 응원합니다.
참고·출처
- Huang, L. (2024). Job satisfaction and intent to quit among millennials. 직무 만족과 퇴사 충동의 상관 분석.
- Kim, Y. (2023). Person-job fit and turnover intention. 직무·성격 부적합이 퇴사 의도에 미치는 영향.
- Schmidt, A. (2024). Burnout and turnover intention meta-analysis. 번아웃과 퇴사 충동의 강력한 연결성.
- Maslach, C. (2023). Work stress, control, and emotional exhaustion. 통제감 상실이 퇴사 욕구에 미치는 영향.
- Lee, J. (2024). Career plateau and turnover intention in Korean employees. 커리어 정체와 퇴사 충동의 관계 연구.
- 글로벌 HR 리포트 2024: 직장 내 대인 갈등과 이직률의 상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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