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생활과 일상

외국인 노동자들의 한국생활

topman 2025. 11. 22.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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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지하철에서, 공장 점퍼를 입은 동남아 노동자,
편의점에서 또박또박 한국어로 계산하는 네팔 청년,
시장 골목에서 유창한 사투리로 손님을 부르는 외국인 사장님까지.

이제 한국에서 외국인 노동자의 모습은 낯선 풍경이 아니라 ‘우리 일상’의 한 장면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최신 통계와 기사를 바탕으로 외국인 노동자들이 한국에서 어떻게 일하고, 살고, 무엇을 힘들어하고 또 무엇을 좋아하는지
살펴 보겠습니다.

1. 숫자로 보는 ‘이제는 멀지 않은 이웃들’

법무부·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약 265만 명, 전체 인구의 5% 이상을 차지합니다.(PMC)

이 중 외국인 노동자(임금 근로자)는 100만 명이 넘었고,
2024년 기준 외국인 노동자가 전체 이민자 가운데 약 64.7%를 차지합니다.(East Asia Forum)

또한 공식 통계에 따르면

  • 외국인 임금 노동자의 51.2%가 월 200만~300만 원,
  • 37% 정도가 월 300만 원 이상을 받습니다.(조선일보)

어떤 분들은 “생각보다 많이 받네?”라고 느끼실 수 있지만,
대부분은 **고강도·3D업종(힘들고·더럽고·위험한 일)**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을 함께 봐야 합니다.(코리아타임스)

제조업·광업·건설

  • 농축산·어업
  • 숙박·음식점·물류창고

이런 분야에서, 한국인들이 기피하는 일을 외국인 노동자가 떠받치고 있는 구조입니다.

2. 외국인 노동자의 ‘한국에서의 하루’

1) 새벽 5시, 기숙사 불이 켜집니다

농촌·어촌·공장지대에 많은 E-9 비전문취업 노동자들은 대부분 회사·농장에서 제공하는 숙소(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합니다.

2024년 이민자 실태조사를 보면,
비전문취업(E-9) 체류 자격 외국인의 47.3%가 기숙사에서 살고 있고, 대부분은 동료들과 함께 생활하며 가족과 떨어져 지내고 있습니다.(국가데이터처)

아침 일찍 공장 셔틀버스, 농장 트럭을 타고 작업장으로 이동하고 기계 소리, 흙먼지, 비닐하우스 안의 열기 속에서 하루를 시작합니다.

2) 점심시간, 한국어와 모국어가 뒤섞인 식탁

식당에서는
“형, 김치 더 있어요?”
“오늘 반찬 맛있다~”
이런 한국어 사이로 베트남어, 캄보디아어, 우즈벡어가 함께 들립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의 한국어 실력은 5점 만점 기준 평균 3.4점, 비전문취업 노동자의 평균은 2.8점으로 가장 낮습니다.(국가데이터처)

그래서 일터에서 배우는 ‘생활 한국어’가 이들에게는 학교이자 생존 도구가 됩니다.

3) 저녁, 휴대폰 속의 두 개의 세계

퇴근 후 방에 돌아오면
하루 동안 참았던 피로와 외로움이 밀려옵니다.

휴대폰으로는

  • 한국 뉴스, 알바 구인 정보, 은행 앱
  • 동시에 고향 가족과의 영상통화, 모국 유튜브 채널, SNS 커뮤니티

이렇게 두 나라를 동시에 살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3. 한국 생활의 ‘좋은 점’도 분명히 있습니다

정부·언론 조사에서 외국인 노동자의 한국 생활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3점으로, 생각보다 높은 수치가 나왔습니다.(코리아넷)

그들이 말하는 한국 생활의 장점은 이런 것들입니다.

  1. 꾸준한 월급과 저축 가능성
    • 월 200만~300만 원을 벌어
      일부는 생활비로 쓰고, 일부는 고향 가족에게 송금합니다.(아시아경제)
  2. 의료·교통·편의시설의 편리함
    •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고,
    • 병원 접근성이 좋고,
    • 편의점·마트·배달 서비스 등 생활 인프라가 촘촘합니다.
  3. 다국적 커뮤니티와 한국 내 ‘작은 모국’
    • 안산 원곡동, 서울 대림·가리봉 일대, 화성·김해·군산 산업단지 인근은 각국 음식점, 상점, 종교시설이 모여 있어
      “한국 안의 제2의 고향” 같은 공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가디언)

“한국에 처음 왔을 땐 모든 게 낯설었는데, 이제는 여기서도 내가 좋아하는 음식·사람·공간을 찾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4. 그러나 여전히 짙은 ‘그늘’도 존재합니다

1) 장시간 노동과 위험한 작업환경

국제기구·인권단체 보고에 따르면,
한국의 외국인 노동자들은 일부 업종에서

  • 과도한 노동시간
  • 안전장비 미비
  • 산업재해 사고 시 미흡한 보상에 노출된 사례가 반복적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Business & Human Rights)

특히 농·축산업, 영세 제조업 등에서는
업주가 안전교육을 충분히 제공하지 않거나,
언어장벽 때문에 교육이 형식적으로만 이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2) 열악한 숙소 문제 – ‘비닐하우스 사건’ 이후

2020년, 영하의 날씨에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지내던 캄보디아 출신 노동자가 숨진 사건은 외국인 노동자 숙소 실태를 온 나라에 알리는 계기가 됐습니다.(HR & Labor Portal)

그 이후 정부가 농장 숙소 기준을 강화하고 점검을 확대했지만,
여전히 일부 지역에서는

  • 난방·환기 미비
  • 화장실·샤워실 부족
  • 과밀 거주 문제가 계속 제기되고 있습니다.(agacglobal.mailplug.net)

3) 임금체불·차별·혐오 이슈

국제노동단체·인권보고서에서는 임금체불, 폭언·폭행, 사업장 이동 제한 등 고용허가제(EPS) 구조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꾸준히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 2025년 UN 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한국 내 이주민·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 발언, 권리 보호 미흡을 공식적으로 우려하기도 했습니다.(코리아타임스)

SNS·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외국인 노동자와 관련된 혐오 표현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현실도, 이들이 한국 생활에서 느끼는 보이지 않는 부담 중 하나입니다.

5. 한국 사회도 ‘함께 사는 법’을 배우는 중입니다

1) 제도 개선과 지원센터

정부와 지자체는

  • 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 통역 상담전화
  • 무료 법률·노동 상담
  • 산업재해 상담 창구
    등을 운영하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humanasia.org)

또 통계청·법무부는
‘이민자 체류 실태 및 노동력 조사’를 매년 실시해 주거·고용·언어·교육·차별 경험 등을 세밀하게 파악하고, 향후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국가데이터처)

2) ‘다문화 도시’의 실험

안산·김해·군산 등 일부 도시는

  • 다국어 생활 안내
  • 다문화 학교 프로그램
  • 지역 커뮤니티 센터 운영
    를 통해 한국인과 외국인이 같이 어울리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가디언)

언어 교육, 진로 상담, 아이들 학교 적응 지원 등을 통해 단순 노동력으로만 보지 않고 ‘같은 동네 주민’으로 함께 살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6.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변화들

외국인 노동자들의 한국 생활은
이미 우리의 식탁, 공장, 건설현장, 물류창고, 편의점, 카페 곳곳에 녹아 있습니다.

그렇다면 개인으로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1. 편견 섞인 표현 줄이기
    • “외노자” 같은 말 대신
      “외국인 노동자”, “이주 노동자”라는 표현을 쓰는 것만으로도
      인식이 달라집니다.
  2. 생활 속 작은 친절
    • 편의점, 식당, 버스에서
      서툰 한국어로 말하는 외국인에게
      한 번 더 천천히, 친절하게 말해주는 태도.
  3. 권리 침해 뉴스에 관심 갖기
    • 임금체불·숙소 문제·차별 사례 기사를 봤을 때
      “우리 사회의 문제”로 인식하는 시선이 필요합니다.
  4. 같은 동료로 대하기
    • 직장에서 함께 일하는 외국인 동료에게
      “어디서 왔어요?” 대신
      “같이 일해서 든든해요”라고 말해준다면,
      그에게 한국은 훨씬 덜 외로운 나라가 될 수 있습니다.

7. 마무리 – “한국에서의 삶”을 함께 만드는 동료들

외국인 노동자들은
오늘도 한국 곳곳에서 눈에 잘 띄지 않는 자리를 묵묵히 채우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농촌 인력 부족을 메워주는 손이고, 누군가는 중소 제조업을 지탱하는 기술자이며, 누군가는 노인 돌봄과 서비스업 최전선에서 사람을 돌보는 사람입니다.

어쩌면 한국 사회는 저출생·고령화 시대에 이들과 함께하지 않고는 유지될 수 없는 ‘다문화 사회’로 이미 접어들었습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일손”으로만 보는 시선을 넘어
“같은 동네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웃”으로 바라보는 것.

외국인 노동자들의 한국 생활을 이해하는 일은 결국 우리 사회의 미래를 이해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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